초심을 잃고 지낸 지금을 반성하며…
10 30th
몇달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며 대표님과 면담을 할 기회가 주어졌다. 재직하는 동안 내게 주어진 직무에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노력한다는 말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한 가지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었다.
대표님께서 지난 2년이 넘도록 날 지켜본 결과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에 소홀했다고 지적해 주신 덕분에 알게되었다. 지난 2년이 넘는 재직기간 중 소홀했던 몇몇 사람들에게 미안함을 느꼈고 한편으론 감사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두어달쯤 지났을까..
새로이 직장을 얻었고 이곳 도미니카공화국에 오게되었다.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것”을..
어느 토요일, 점심을 먹으려고 건너편 아파트에 살고 있는 동생녀석에게 메신저를 했다. 점심 먹으러 건너오라고.. 헌데 이 녀석이 아프다고 한다. 몸살이라고 했다. 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그리고 뒷담화를 했다.
네 이놈 내 그럴줄 알았다. 밤새 에어컨 켜놓고, 이불 잘 안덮고, 일교차 심한데 스스로 자기관리하지 않더니.. 내 그럴 줄 알았다.. 푹 쉬게 내버려두자.
그렇게 동생이 없이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아무런 생각없이 난 내방으로 돌아와 하던일을 계속 했다. 무슨일인지 평소 찾지 않던 과자 부스러기가 간절하다. 부엌을 가려고 문밖을 나섰는데 부엌에서 인기척이 나질 않는가..
누군가가 채를 썰고 있는 듯 한 소리였다. 나와 같은 층, 바로 옆 방을 사용하시는 방과장님이었다. 날 보시더니..
동생이 아프다며.. 내가 금방 야채죽 끓여줄테니까 너가 가서 죽좀 먹이고 와.. 멀리까지 와서 아프면 서럽잖아. 너희끼리는 서로 잘 챙겨주고 서로 의지하면서 지내야지..
라고 말씀하시는 방과장님의 이야기에 울컥 했음을 느꼈다. 그리고 절실히 깨닫는다. “사람의 마을을 얻는 것”이 이런거구나.. 사람의 마음을 얻는 한 가지 상황일 뿐이지만 어느덧 그 충격은 내게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너무 부끄럽기도 했고 한편으론 존경의 눈빛으로 방과장님을 바라본다. 방과장님은 그저 묵묵히 채를 썰고계셨다. 왜 난 아픈 동생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조차 해보질 않았던가… 그리고 방과장님을 돕기 시작한다. 방과장님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점점 더 날 부끄럽게 만들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림을 느꼈다. 그리고 결심한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에 항상 최선을 다하자…
이렇게 끓인 야채죽을 통에 담가 수저 하나를 들고 길건너 아파트로 갔다. 죽을 보는 순간 동생이 감격하기 시작한다.
고마워요 형…
동생의 한마디에 오히려 미안해진다.
함께 있는 동안만큼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를 위하며, 서로를 지키면서 남은 14개월을 아무탈 없이 좋은 기억/좋은 경험/좋은 기술로 익히고 갈 수 있게 서로 노력하자꾸나…
몸도 마음도, 아프면 아니되느니라…
가격공대 시절.. 추억을 되세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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